피츠버그에 있는 ESL 프로그램과 무료 영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곳을 정리하다보니 문득 다른 곳에 비해 피츠버그에 와서 영어 수업을 들으면 뭐가 좋을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인연으로 피츠버그에 일단 오게 되었다면 피츠버그 내에서 프로그램을 찾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만약 선택이 있다면 피츠버그가 영어공부하기에 과연 좋은 곳인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피츠버그는 한국인 인구가 적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나 뉴욕/뉴저지 등 서부와 동부 해안가, 혹은 한인타운이 발달한 도시에 갔을 때 나도 모르게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 늘 동양인이 아닌 사람들만 보고 다니니, 갑자기 등장한 주위의 많은 동양인 인구에 시각적으로 낯선 경험을 한 것이다. 한국에서 처음 미국 공항에 왔을 때, 다른 피부와 머리색으로 가득찬 곳에서 그렇게 똑같은 낯설음을 느꼈던 기억이 났다. 영어를 배운다면 되도록 영어를 쓰지 않고는 베길 수 없는 환경이 최선이긴 하다. 한 유학생은 대학원에 입학해서 거주의 선택이 있었는데도 굳이 학부생들이 사는 기숙사에서 몇년을 살았다. 그 유학생은 같은 석박사 하는 유학생 중 가장 영어로 의사소통을 잘했는데 그런 배경이 있었다. 또 어학연수로 왔던 어떤 학생은 예정보다 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숙소가 꽉 차서 어쩔 수 없이 백인만 득실거리는 곳을 빌리게 되었다. 대학가에 흔하게 있는 집인데 화장실이 딸린 방이 세개 혹은 네개 정도 있고, 각기 그 방 하나씩을 사용하고 공동으로 주방을 이용하는 형태이다. 덕분인지 같은 어학연수생 중 가장 영어를 잘하게 되었고 가장 외국인친구가 많은 사람이 되었다. 게다가 피츠버그는 결코 화려한 도시가 아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많은 동부의 도시들처럼 건물은 낡았고 이미 오래전 닦여진 도로로 길이 연결되어 있다. 게다가 피츠버그는 쇼핑몰 대신 도시의 주력 산업인 교육시설과 의료시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오는 유색 인종들은 그런 교육과 의료시설에 고용된 고학력자들이 많다. 삶도 대부분 검소하고 사치가 적다. 따라서 품위유지비용(?)이 덜 들기도 하다. 그냥 열심히 공부를 하고 실력을 늘리겠다 싶은 데에는 좋은 환경이다. 또 하나는 대중교통수단이다. 차가 있으면 별로 사용하지 않게 되지만 초기 정착할 때, 바로 오자마자 차를 살 수 없다면 미국처럼 상가와 거주지가 분리되어 구역이 형성된 도시구조에서는 도움이 되는 존재이다. 미국에서는 상가와 거주구역이 분리 되어있고, 인도라는 개념이 거의 없이 도시계획이 되어 있기 때문에 차가 없으면 먹을 것을 사러가는 것부터 재난이 된다. 아는 사람을 통해 초기에 정착에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피츠버그 대학이나 Duquesne, Chatham 대학 등 버스노선이 있는 곳에 등록할 경우 초기의 막막함을 좀 덜 수 있다. 미국은 대중교통 수단이 거의 없고, 있는 도시가 오히려 드물다는 것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잇점이 된다. Carnegie Mellon 대학은 등록금에 버스 무한패스가 들어있지만 대학 내에 ESL 과정이 없다. 피츠버그가 집값이 싸다는 것도 고려할 만한 대상이다. HSH.com에서 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의 데이타를 바탕으로 하여 미국의 27개 도시 에서 집을 사기 위해 필요한 연봉을 계산했다. 놀랍게도 피츠버그가 가장 적은 연봉으로도 집을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물론 전부터 피츠버그의 집값이 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조사에서 1등으로 꼽힐 줄은 몰랐다. 결국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미국의 도시 중에서는 가장 집값이 싸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렌트(월세)의 경우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집값과 월세값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세계 어디서나 공통적인 현상이니 크게 다를 것으로 생각되지 않다. 즉 피츠버그는 생활비에서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도시이다. 마지막으로 문화 환경이다. 아무리 공부를 하러 왔어도 인간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피츠버그는 4대 카네기박물관 – 자연사, 미술, 과학, 앤디워홀 박물관이 기본으로 있고, 이외에도 다양하게 가볼만한 곳이 많다. 피츠버그 역사를 볼 수 있는 하인즈 History center, 명화를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Frick art & history center, Schenley Park안에 위치한 Phipps Conservatory(식물원) 뿐 아니라 Cathedral of Learning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게 꾸며진 세계 각국의 방을 볼 수 있다. 또 오래된 도시인 만큼 도시 곳곳에서 고풍스럽고 특색있는 건물들을 느닷없이 만나기도 한다. Heinz Memorial Chapel이나 인도의 사원도 볼만하다. 여름에는 시나 카운티 공원에서 주관하는 무료 야외 콘서트, 공원마다 있는 무료 저녁 영화 상영도 좋다. 여기저기 느긋히 돌아다녀도 주말이 그다지 심심하지 않다. 피츠버그가 처음 만남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도시는 아니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다른 도시에 비교해서 결코 뒤떨어지지는 않을 매력이 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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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에 대하여이곳은 한국어로 된 CLA 블로그입니다. CLA는 피츠버그에 위치하는 학원으로 피츠버그 뿐 아니라 전세계 여러 곳에 있는 학생들에게도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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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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