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중 공부를 하기 전에는 다 자신있고 문제없다고 하다가, 막상 공부를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면 여러가지 핑계를 대면서 회피를 하고 빠져나가려고 하거나, 화를 내거나, 혹은 좌절해서 우울해하는 경우가 꽤 많이 보입니다. 한 두 학생의 일이라면 개개인의 문제로 볼 수 있지만, 확실히 점점 그런 학생의 숫자가 늘고 있습니다. 저는 많은 부분이 미국 교육의 본질적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제 생각과 비슷한 부분을 짚어주는 영상을 보게 되어 소개 드리려고 합니다. 아래 영상은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인 김주환 교수님의 강의 영상 중 하나입니다. https://www.youtube.com/live/ENm40KZM1_g?si=e-U2kbLU-afKhrdM (바로 영상이 삽입이 안되어 링크로 넣었습니다) 이 영상에서 김주환 교수님은 self-compassion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교육심리학과 Kristin Neff교수가 미국 교육의 문제에 대해 지적한 부분을 소개합니다. 미국에서 Self-esteem 에 집중하고 ‘everyone is special’을 너무 교육에 강조하면서 자신의 평범함, 자기가 부족하거나 모자란 부분을 받아들이고 그런 평범함과 부족함과 함께 살아가며 스스로 따뜻하게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라면서 어느 환경, 어느 순간에 그닥 내가 special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일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자기 자신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하게 되버립니다. 이런 부정적 생각이 반복되는 것을 RNT – repetitive negative thinking이라고 하는데, 어려서부터 self esteem을 자꾸 강조하면 RNT에 빠지게 된다고 합니다. 많은 연구 결과, RNT는 정신건강과 치매와 높은 관련성을 보이구요. 중요한 것은 그래서 self-esteem이 아니라 self-compassion이란 것입니다. 이것은 저희가 학원을 운영하면서 많이 느낀 것입니다. 이런 사적교육의 공간은 사실 무척 안전한 곳입니다. 좀 틀려도 괜찮고, 몰라도 괜찮습니다. 그 틀리고 모르는 것을 배우러 오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남들 보기에 수준이 낮아보이는 질문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학년을 훨씬 넘긴 부분이 부족하면 그걸 공부해도 누가 뭐라할 사람이 하나도 없고 그걸 보고 수준 낮네 아니네 할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장 안전한 사적교육의 공간에서도 학생들이 무척 스스로 틀리고 모르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것을 종종 목격합니다. 저희 주 고객인 학령기 학생들은 사실 많은 실패를 해봐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제는 많이 알려졌는데, 어릴 때 작은 많은 실수를 해보고 극복해보는 경험이 나중에 커서 크고 힘든 일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고 하지요. 수학 문제 한개 틀렸다고 인생이 좌지우지 되는 것도 아니고, 공부야 말로 가장 쉽게 작은 실패, 안전한 실패를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모르는 문제가 나오거나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면, 마치 세상의 절망을 보고 자신의 한계에 다다른 것처럼 좌절해버리곤 합니다. 이게 과연 그 학생의 문제일까요? 미국 교육이 절대 틀린 것은 지적하면 안되고 틀린 것을 틀렸다고 말하면 안된다고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교육으로 자신감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학생들이 오히려 한 문제 틀린 것으로 얼굴이 벌개지고 당황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위에 언급한, self-compassion을 기르지 못한 교육 때문이 아닐까요? 김주환 교수님은 아래 영상으로 굉장히 유명해지셨는데,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이신데 이게 도대체 self-compassion과 무슨 관계인가 의아하시다면 이 영상을 보고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의 노력하는 능력과 시험 잘 보는 능력을 키워주는 법’이란 영상도 있습니다. 공부 부분만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이걸 보셔도 좋습니다. 마음먹으면 돼! 의지! 이러한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믿음이 아니라, 여러가지 최신 과학적 연구결과를 통해, 우리는 근육을 운동해서 건강한 몸을 만들듯 두뇌도 훈련을 통해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live/mRAsL1CU620?si=K7eqNlE1Rj83szWT 저희 학원에 오는 많은 학생들이 몇 문제 못 풀었다고, 모르는 것이 많다고, 학교 수업이 힘들어졌다고, 쉽게 좌절하지 않고, 내면의 힘을 길러 오히려 학창시절의 배움의 길에서 마주치는 자그만한 실패가 자신의 미래의 큰 어려움을 딛고 넘어갈 때 필요한 경험의 기억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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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ES(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에 따르면 미국 4년제 대학의 졸업률은 41%입니다. 4년안에 졸업하는 사람 비율이 이정도밖에 안되므로 미국 통계를 보면 이제 거의 6년만에 졸업하는 비율 통계를 기본으로 깔고 가고 있는데 그것도 60% 밖에 안됩니다.
아시아인의 경우 약간 높아서 4년내 졸업률은 50%, 6년내는 74%이지만, 여전히 절반의 학생이 4년내에 졸업을 못합니다. 학교별 통계는 collegeboard 나 Usnews 에서 볼 수 있는데 세부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크게보면 명성있는 학교일수록 4년 내 졸업률이 높습니다. 입학률과 정반대이죠. 입학률은 아이비는 4-10%정도이고 이름없는 학교일수록 무척 높습니다. 그래서 대학입학만이 끝이 아닙니다. 이 학생이 너무 힘들지 않게 대학 생활을 무사히 마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주위에서 좋은 대학 입학했다는 말을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통 어떻게 졸업했는지는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의외로 많은 한국 학생들이 중간에 좀 더 경쟁이 덜한 학교로 옮기거나 하는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사실 의외는 아닙니다. 통계에 이미 절반의 학생만 4년내에 졸업을 한다는 사실이 나와 있으니까요. 한국에서 공부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탄탄하게 공부해온 과목이나 부분은 공부할 때 무척 쉽습니다. 이런걸 대학원에서 배우나 싶게 쉽습니다. 그런데 대학원에서 쉬운게 아니라 한국에서 잘 배워온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과목이나 분야가 나오면 영어로 공부해야 하는데 공부까지 남들이 다 기초로 아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따라가자면 정말 식은땀나게 공부해야 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고등학교는 천차만별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생 공부하듯이 공부하는 보딩스쿨에서 공부하는 것과 평범하게 근처에서 좋다는 말 듣는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수준은 당연히 다릅니다. 선생님도 다르고, 학생들의 긴장감도 다르고, 당연하게 이정도는 해야지 하는 공부양도 다릅니다. 따라서 대학에 막상 들어가 수업을 들었을때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지 아닌지는 다녔던 학교수준에 따라 매우 달라집니다. 학생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주위에서 받아들여졌던 공부수준과 양에 따라 미리 배워온 정도가 달라서 학생들이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어느정도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조건을 갖출때까지 수업을 다시 듣고 학점을 올리고 하느라 4년이 아니라 6년에 졸업하는 학생들 비율이 점점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 졸업률의 문제는 학비의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2019-2020년도 기숙사비와 식비를 제외한 대학등록금은 평균 공립 instate $10440, 공립 out of state $26820, 사립 비영리 $36880으로 해마다 인상되고 있습니다.(college board에 가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이 있습니다.) 졸업이 늦어지면 학비를 내야할 시간이 길어집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졸업후에 빚으로 청춘을 시작해야 하는 일이 상당히 많습니다. 앞으로 공립학교 수준이 점점 더 떨어지면 더욱 이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The Conservation of George Inness' "The Roman Campagna" 미국의 교육수준이 떨어지고 학교에서 원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푸는 유형을 암기시키고 쉽게 점수를 주면서 학생들 중에 두가지 모순된 감정을 가지면서 자라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동안 너무 쉬운, 쉽기보다는 너무 단순한 문제를 단순 반복으로 시험을 보고 당연히 좋은 점수를 받다가 어느 순간 외부세계와 충돌하면서 자기가 학교에서 늘 최고의 학생인 줄 알았는데 할 수 없는게 거의 없다는 무기력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면 보통 갑자기 드러난 현실을 부정하고 자기 자신이 여전히 배울것이 거의 없고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차분히 기초부터 공부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자신이 지금껏 보지도 경험해보지도 못한 문제를 풀어야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것을 끝까지 부정하고 왜 이런 말도 안되는 것을 해야 하는지 분개합니다. 나는 이렇게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이고 최고 점수를 받아왔는데 내 실력이 이정도밖에 안된다고? 말도 안돼! 화가 날만 하죠. 동시에 내부에서는 스스로 좌절감을 느낍니다. 왜냐면 이 학생들은 분명 그 안의 잠재력이 있었고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던 학생들이기 때문에 스스로도 서서히 불안감이 다가옵니다. 정말 내가 이렇게 객관적으로는 아무것도 아닌건가 낙담하기도 합니다. 이런 낙담이 또 공부에 대한 공포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겨우 이들은 십대의 학생들입니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입니다. 자신이 부족했던 부분을 공포스럽게 바라보며 스스로를 고문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존심 세우지 말고 아무리 쉬운 단계의 내용이더라도 그냥 모르는 것이 있다면 배우고, 자신이 새로 알게 된 데 집중하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저 위 영상은 시카고에 기반을 둔, 오래된 손상된 그림을 복구하는 업체에서 올리는 영상입니다. 이 영상에서 이 분이 복구하는 방향성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심각한 손상이 너무 두드러질 때 그것이 두드러지지 않을 정도로만 덧칠을 한다고 합니다. '훼손된 부분을 보지 않게 되면 훼손자체는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 If you don’t see the damage, then the damage doesn’t really exist'라고 하면서요. 우리는 너무 자신의 상처를 골똘히 바라보고 거기에 집착하지 않아도 됩니다. 상처는 절대 사라지지 않고 거기에 계속 있겠지만 거기에만 매달리게 되면 큰 그림을 보지 않게 됩니다. 적당히 눈에 띄지 않게 덧칠을 하고 옆에 놔두고, 이제 이 그림이 보여주는 풍경을 즐겨야 합니다. 교육 환경의 변화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상처를 가지고 당황해 하는 학생들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무심히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갈 수 있는 길을 묵묵히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고> 저 분의 영상은 묵은때가 씻겨져 나가고 아름다운 색이 드러날때 무척 속이 후련한데, 이 영상은 그림은 거의 때가 타지 않아서 그런 카타르시스는 느끼기 힘든 영상이므로 궁금하면 다음 영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저 위 영상도 액자를 닦는 순간이 무척 시원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가짜사나이'라는 유튜브 방송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UDT 전역자들이 일반인 신청자를 모아서 UDT 체험을 간략하게 했다는데 교관이었던 사람들은 간략하다고 봤지만 보는 사람들과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반향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링크한 가짜 사나이 1편 조회수는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9.9M으로 천만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가짜 사나이'영상을 보지는 않았지만, 이것이 어떤 영상인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뷰나 대담등을 좀 찾아보았는데요, 찾는 과정에서 UDT 저격수 동기들의 전역 후 직업에 대한 영상이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에이전트H와 UDT 저격수 동기들의 전역 후 직업 [EP. 1/4] 에이전트H와 특수부대 UDT 저격수 3인방이 소말리아 해적잡은 이야기 [EP. 3/4] 특수부대 UDT 저격수 에이전트H 막내시절 군생활 뒷 이야기 [EP. 4/4] 스포츠 선수나 특수부대 전역자들은 젊은 나이에 다시한번 나는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특수한 직종이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어도 인생을 살다보면 자신의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든 말든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저희 학원에 오는 학생들도 어떤 학생들은 나름 자신의 장단점이나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가닥이 잡혀서 그것을 목표로 공부하고 준비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시험이 닥쳐서도 아직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다른 글에서도 종종 썼던 것 같은데, 대학입시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아르바이트든 취미생활이든 적극적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 궁금하거나 호기심이 가는 일, 아니면 무엇이든 다양하게 직접 체험해보고 실천해보고, 자신의 생각과 현실의 격차와 괴리를 파악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아닌 일이 무엇인가, 좋아하는 일이 일로서 다가올때 내가 견디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가, 내가 의외로 재능이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 즉 '나'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진로를 정하고, 그 진로에 맞춰 대학의 학과를 정하고, 학과에 맞춰 고등학교 때 수업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경험을 하면서 저절로 자신에게 닥쳤던 어려움과 절망이나 극복, 혹은 방황까지 다 수렴해서 내가 어디까지 왔고 이제 어디로 가고 싶다는 것을 쓰면 그것이 에세이가 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속도로 성장하고 사고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좀 더 늦게, 어떤 사람들은 좀 빠르게 다 다른 속도로 생각을 발전시켜나갑니다. 특히 외부의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너무 고요하게 외부의 것만 수용하고 자신의 것은 외부로 발산하지 못하고 커나가는 학생들이 요즘은 참 많습니다. 나는 어떻게 내 적성과 전공과 직업을 정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저 영상을 재미로 보다보면 무엇인가 실마리를 얻지 않을까 합니다. 인터뷰 대상인 두명의 UDT 저격수 동기들 중 한명은 미용사, 한명은 고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들은 해외파병을 가고 해적들을 저격하고 상선을 보호하는 실전을 뛰다가 그만두고 미용사와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었을까요? 미용사가 된 분은 고등학교때 자기가 머리를 한번 잘라봤는데 자기도 마음에 들고 주위에서도 잘했다고 칭찬을 들었고 그것이 나름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너무 작은 일화지만 이렇게 사소한 경험도 경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화가 됩니다. 세 분이 UDT에 들어간 계기도 각자 흥미롭게 들어볼만 합니다. 훈련과정 중 70%가 떨어진다는 곳을 거쳐왔던 사람들이라서인지 적어도 승부욕과 같은 공통점이 보입니다. 자신의 성격적 특성도 자신의 미래의 직업을 찾는데 충분히 고려대상이 되어야 하는 이유겠지요. 대단한 계기와 포부 거창한 계획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자신의 경험속에서 유의미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직 자신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학생들이 있다면 이 영상을 보고 세계속으로 일단 발을 들여놓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영상자체도 꽤 재밌습니다. 참, 나중에 댓글로 알게 되었는데 저 미용사하는 분은 현재 서울에서 긴머리파마로는 2,30대 여성들에게 엄청나게 유명한 분이라고 합니다. 누가 저격수가 그렇게 능력있는 미용사가 될 줄 알았겠습니까. 영화에 등급이 매겨져 있지만 영화를 볼때 거의 도움이 안됩니다. PG-13이라고 우리아이는 나이도 되고 부모와 같이 보면 되겠지 했다가 중간에 충격받고 나오는 일도 있습니다. 미리보기로 나오는 영상이나 설명으로도 얼마나 폭력적인 장면이 어떻게 나올지, 성적인 장면은 어떻게 나올지는 모릅니다. 게다가 아무리 나이가 같아도 사람마다 정서적으로 각각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괜찮았던 장면이 내 아이에게는 괜찮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그럴 때 도움이 되는 곳이 https://www.commonsensemedia.org/입니다. 부모님들의 리뷰와 아이들의 리뷰가 나오기 때문에 각각의 시각에서 어땠는지 알 수도 있고, 구체적으로 폭력적인 부분이나 험한 말이나 성적인 표현이 어떤지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각 영화를 클릭하면 이런 화면이 나옵니다. 여기서 왼쪽에는 부모들의 리뷰가, 오른쪽에는 아이들 리뷰가 있습니다. 주황색으로 표시한 파란 글씨를 클릭하면 리뷰들을 볼 수 있습니다. 좀 더 아래로 내려가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각 항목마다 > 표시가 있는데 그곳을 클릭하면 자세하게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는지 설명이 됩니다. 이 영화의 경우 클릭하면 "Violence is frequent and can be bloody. Many battlefield scenes in which characters, including young children, are stabbed, beaten, even fastened to crosses and burned alive...." 이렇게 설명이 나옵니다. 대충 장면을 상상할 수 있죠.
이곳에는 영화뿐 아니라 App이나 게임에 관한 리뷰도 있습니다. 완벽하게 모든 매체에 많은 리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가, 게임이, 앱이 괜찮은가 싶을때 찾아보고 한번쯤 확인해 볼만 합니다. 학교마다 선생님마다 질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미국에서 자주 보이는 정말 나름 충격이었던 수업방식이 있습니다. 수업시간과 숙제를 통해 정해진 형태의 문제를 배우고 시험에는 그때 배웠던 문제에서 숫자만 다르게 바꾸거나 아주 약간만 다르게 문제를 내서 결국 통째로 배웠던 것을 외우면 이해하지 못해도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게 하는 것입니다. 이과 과목은 물론 문과 과목에서도 거의 유사한 문제를 미리 수업과 숙제로 배우고 어떤 패턴을 외우게 한뒤, 시험은 거의 흡사하게 나옵니다. 즉 공식처럼 문제를 외우면 아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아도 시험성적이 잘 나올 수 있는 시험문제를 출제합니다.
수학이라면 수업시간에 배운 문제가 0, 1이 들어가는 문제였다면 시험에서는 그 숫자가 1,2로 바뀌고, 작문에서도 스스로 글을 쓰는 방법을 습득하게 하는게 아니라 몇가지 선정된 문장을 외우고 그 틀에서 단어 몇개만 바꿀 줄 알면 시험에 좋은 성적이 나오게 됩니다. 수업내용이 좀 어렵고 학생들이 따라가기 힘들어 하는데 학교쪽에서는 학생들 성적이 너무 낮게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을 때 사용하는 수업형태인데 초중고는 물론 대학에서도 사용합니다. 이건 미국에서 굉장히 오래된 습관인 것 같은 것이 20여년전 미국 대학원에서 만난 대학원생도 화학의 몰 계산을 이해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을 쓱쓱 그린 후 거기에 숫자만 집어넣고 이렇게 하면 답이 나온다고 해서 깜짝 놀란적이 있습니다. 비례를 이용하니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전혀 근본적인 이해없이 퍼즐 마추듯이 숫자넣고 답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 이공계 대학원에는 미국 자국민보다 외국인 비율이 월등히 높을 수 밖에 없고 백인 중 중도탈락하는 사람들이 많은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만약 불운하게 저학년때부터 이런방식의 수업을 하는 환경에 자주 놓이면 어릴때는 공부를 잘하는 것 같았는데 학년이 높아지면서 학생이 완전히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학생 본인이 정말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불안감이 생겨나고 자신감이 없어집니다. 특히 외부 시험은 그런 패턴을 외워서 볼 수 없기 때문에 외부에서 시험을 보게 되는 순간 충격에 빠집니다. 사실 미국에 사는 학생들이 훨씬 자신감도 자아긍정감도 높은 경향이 있는데 공부쪽으로 보면 과대하게 자신을 높이 평가했다가 또 다시 절망하는, 자기 자신을 분명이 바로보고 객관적인 태도를 취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내가 아는 것, 내가 모르는 것, 내 한계를 그냥 덤덤하게 바라보고 거기서 공부를 시작하면 되는데, 지나친 자신감으로 별 준비를 하지 않기도 하고 그러다가 외부 시험을 보게 되는 나이가 되면 갑자기 당황해서 현실도피를 하듯 공부를 공포스럽게 대합니다. 모른다는 사실에 당황하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평생을 두고 우리는 모르는 것을 마주하며 배우고, 또 어디까지 우리는 아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단순히 학문적인 것을 떠나서 인생에 대한 배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학생들은 모른다는 사실을 거부하거나 너무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괴로워합니다. 아마도 자기가 받아왔던 실제 자신의 지식보다 높은 수준의 점수와 그 점수로 비롯된 자기 자신에 대한 스스로나 외부의 평가와 현실의 격차를 마주하며 충격에 빠지기 때문이겠죠. 요즘 AP 시험이 다가오는데 우연히 세계사 시험 관련 글을 많이 올렸는데, 시험문제들을 보세요. 이런 역사적 기록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알고, 무엇은 모르는가. 알려진 사실로 도출할 수 있는 가장 근사한 추정은 무엇인가. 늘 묻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가. 우리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대학원을 가고 학문의 길로 들어서도 늘 같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며 현재 나의 한계는 무엇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정적으로 결론내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해의 한계와 모르는 것이 무엇인가를 마주하는 것은 결코 불쾌하거나 두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명확히 현실을 인식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입니다. 학생들이 공부를 많이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배움에 대한 태도가 두려움과 회피면 정말 힘들어집니다. 억지로 끌고 왔다고 해도 본인 내부에서 너무 지치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학생들 평소 수업내용과 시험문제를 잘 살펴보시고 대화를 해보며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학교전체 분위기가 좋아도 해당 학년 특정 과목 선생님이 그런 경향이면 또 그 학년에서 그 과목은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는 키우지 않고 모르면 배우면 된다는 태도를 가지게 되면, 언젠가는, 초중고를 떠나 20대이든, 30대인든 언제든 조금씩 발전해나갈 수 있습니다. 삶의 태도가 결국 삶의 정서적 면을 좌우합니다. 바로 눈 앞의 시험에 실패하더라도 제대로 배우고 내가 모르는 것을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것이 부모들이 바라는 바가 아닐까요. 피츠버그에 있는 ESL 프로그램과 무료 영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곳을 정리하다보니 문득 다른 곳에 비해 피츠버그에 와서 영어 수업을 들으면 뭐가 좋을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인연으로 피츠버그에 일단 오게 되었다면 피츠버그 내에서 프로그램을 찾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만약 선택이 있다면 피츠버그가 영어공부하기에 과연 좋은 곳인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피츠버그는 한국인 인구가 적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나 뉴욕/뉴저지 등 서부와 동부 해안가, 혹은 한인타운이 발달한 도시에 갔을 때 나도 모르게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 늘 동양인이 아닌 사람들만 보고 다니니, 갑자기 등장한 주위의 많은 동양인 인구에 시각적으로 낯선 경험을 한 것이다. 한국에서 처음 미국 공항에 왔을 때, 다른 피부와 머리색으로 가득찬 곳에서 그렇게 똑같은 낯설음을 느꼈던 기억이 났다. 영어를 배운다면 되도록 영어를 쓰지 않고는 베길 수 없는 환경이 최선이긴 하다. 한 유학생은 대학원에 입학해서 거주의 선택이 있었는데도 굳이 학부생들이 사는 기숙사에서 몇년을 살았다. 그 유학생은 같은 석박사 하는 유학생 중 가장 영어로 의사소통을 잘했는데 그런 배경이 있었다. 또 어학연수로 왔던 어떤 학생은 예정보다 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숙소가 꽉 차서 어쩔 수 없이 백인만 득실거리는 곳을 빌리게 되었다. 대학가에 흔하게 있는 집인데 화장실이 딸린 방이 세개 혹은 네개 정도 있고, 각기 그 방 하나씩을 사용하고 공동으로 주방을 이용하는 형태이다. 덕분인지 같은 어학연수생 중 가장 영어를 잘하게 되었고 가장 외국인친구가 많은 사람이 되었다. 게다가 피츠버그는 결코 화려한 도시가 아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많은 동부의 도시들처럼 건물은 낡았고 이미 오래전 닦여진 도로로 길이 연결되어 있다. 게다가 피츠버그는 쇼핑몰 대신 도시의 주력 산업인 교육시설과 의료시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오는 유색 인종들은 그런 교육과 의료시설에 고용된 고학력자들이 많다. 삶도 대부분 검소하고 사치가 적다. 따라서 품위유지비용(?)이 덜 들기도 하다. 그냥 열심히 공부를 하고 실력을 늘리겠다 싶은 데에는 좋은 환경이다. 또 하나는 대중교통수단이다. 차가 있으면 별로 사용하지 않게 되지만 초기 정착할 때, 바로 오자마자 차를 살 수 없다면 미국처럼 상가와 거주지가 분리되어 구역이 형성된 도시구조에서는 도움이 되는 존재이다. 미국에서는 상가와 거주구역이 분리 되어있고, 인도라는 개념이 거의 없이 도시계획이 되어 있기 때문에 차가 없으면 먹을 것을 사러가는 것부터 재난이 된다. 아는 사람을 통해 초기에 정착에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피츠버그 대학이나 Duquesne, Chatham 대학 등 버스노선이 있는 곳에 등록할 경우 초기의 막막함을 좀 덜 수 있다. 미국은 대중교통 수단이 거의 없고, 있는 도시가 오히려 드물다는 것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잇점이 된다. Carnegie Mellon 대학은 등록금에 버스 무한패스가 들어있지만 대학 내에 ESL 과정이 없다. 피츠버그가 집값이 싸다는 것도 고려할 만한 대상이다. HSH.com에서 National Association of Realtors의 데이타를 바탕으로 하여 미국의 27개 도시 에서 집을 사기 위해 필요한 연봉을 계산했다. 놀랍게도 피츠버그가 가장 적은 연봉으로도 집을 살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물론 전부터 피츠버그의 집값이 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조사에서 1등으로 꼽힐 줄은 몰랐다. 결국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미국의 도시 중에서는 가장 집값이 싸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렌트(월세)의 경우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집값과 월세값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세계 어디서나 공통적인 현상이니 크게 다를 것으로 생각되지 않다. 즉 피츠버그는 생활비에서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도시이다. 마지막으로 문화 환경이다. 아무리 공부를 하러 왔어도 인간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피츠버그는 4대 카네기박물관 – 자연사, 미술, 과학, 앤디워홀 박물관이 기본으로 있고, 이외에도 다양하게 가볼만한 곳이 많다. 피츠버그 역사를 볼 수 있는 하인즈 History center, 명화를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Frick art & history center, Schenley Park안에 위치한 Phipps Conservatory(식물원) 뿐 아니라 Cathedral of Learning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게 꾸며진 세계 각국의 방을 볼 수 있다. 또 오래된 도시인 만큼 도시 곳곳에서 고풍스럽고 특색있는 건물들을 느닷없이 만나기도 한다. Heinz Memorial Chapel이나 인도의 사원도 볼만하다. 여름에는 시나 카운티 공원에서 주관하는 무료 야외 콘서트, 공원마다 있는 무료 저녁 영화 상영도 좋다. 여기저기 느긋히 돌아다녀도 주말이 그다지 심심하지 않다. 피츠버그가 처음 만남에 매력적으로 보이는 도시는 아니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다른 도시에 비교해서 결코 뒤떨어지지는 않을 매력이 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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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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